90년대의 영화를 얘기한다면 너무 옛날사람인가?
정말 영화를 많이 보던 때였다.
그것도 한 때인 것 같다.
그 당시 신인이었던 줄리아 로버츠를 빅 스타로 만들어 주었던 영화
'프리티우먼'
상대역으로는 미소가 시원했던 리처드기어가 나온 영화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는 신데렐라 같은 소재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너무 의미를 두지 않고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나는 나름 로맨틱한 추억을 하나 가지고 있다.
딱 16년 전의 일이다.
친정아버지 팔순 때였으니까.
올 해로 96세가 되시니 16년이 맞다.
팔순 생신 때 우리 형제들은 아버지의 생신을 가평의 산장을 임대해서
가족. 친지분들을 초청하여 1박을 보내면서 나름 성대히 잔치를 치루었다.
그 행사 때 입을 마땅한 정장이 없어 남편과 함께
갤러리아 백화점엘 갔다.
지금은 갤러리아 백화점이 불당동에 있지만,
그 당시에는 신부동에 있었을 때였다.
마침 남편 지인 분이 운영하시는 여성복 코너가 있었는데,
브랜드가 아이잗바바였다.
https://www.babagroup.co.kr/izzatbaba/
그 이후로 위 브랜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매장 매니저가 추천해 주는 옷을 두어 벌 입어보았는데,
남편은 코디가 맘에 들었는지 그 두벌의 옷을
그 자리에서 사주었던 것이다.
금액도 묻지 않고서.
16년 전에 결재한 그 옷의 금액이 200만 원이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같아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일 것이다.
내가 먼저 펄쩍펄쩍 뛰었겠지.
그 시절의 내 남자가 그렇게 멋있었다니..
나를 위해서 전혀 아깝게 여기지 않고
호기로웠던 모습이 나름 로맨틱한 추억으로
16년을 추억하게 해 주었다.
프리티우먼의 줄리아 로버츠처럼
마치 나를 영화 프리티우먼의 사랑스러운 여인
줄리아로버츠처럼 만들어 주었고,
남편은 그토록 다정하고 달콤한 남자
리처드기어처럼 느끼게 해 주어서
결코 싫지 않은 시절이었다.
프리티우먼의 리처드기어 같았던
20년이 가까이 되었어도 아껴서 소중하게 입는다.
올 겨울에는 이 두벌의 옷을 모두 입어 보았다.
캐시미온 니트는 소매가 닳아서 조금 너덜너덜 해졌지만,
그래도 겨울마다 따뜻하게 늘 입는 옷이다.
이제는
아이를 셋 키우느라 비싼 옷을 자주 사 입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늘 나를 최고로 대해주는 남편을 나는 안다.
올 겨울~
겨울을 타는 듯이 새침한 남편을 대하면서
내 남편도 이제는 갱년기인가.
남편의 서운한 한마디에도 슬프고 우울해하는 나를 보면서도
나도 이제 갱년기인가.
한다.
힘들고 바쁜 시절을 여태껏 잘 보내왔으니
우리 조금만 더 기운 내자고 서로를 다독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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