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inwin-life.tistory.com 엄마 안녕 ;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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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설렘으로

엄마 안녕 ;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첫번째 이야기

by 꿈따기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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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8월이었다.

 

엄마 안녕 ;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첫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고한다.

 
 
4년 전  늦은 가을날이었다.
퇴근하면서 평상시와 같은 안부 전화였는데
엄마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서방님이. 이모가... 평상시 들어본 적이 없는 명칭들.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장황한 이야기들.
알아들을 수도 없는  이야기들로 전화를 끊을 생각이
도무지 없어 보였다.

우리  형제들은 이렇게 해서  엄마의 병을 알게 된 것이다.
연세가 있으신 만큼 아픈 곳이 여러 곳 있으셨지만,
엄마를 죽음까지 이르게 한 가장 치명적인
병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엄마와 기어이 마주해야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힘든 발걸음이었다.
늦은 11월의 스산한 아침이었다.
천안에서 KTX기차를 타고 엄마 아빠가 계시는 동두천으로 향했다.
기차의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이 나의 착잡하고 심란한 마음을 대변하듯
회색빛에 눈발을 날린다.
그날 그 풍경을 보면서 정말 눈물이 났었다.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나서 산 세월이 벌써 내 나이 55세가 된 때였다.
항상 마음의 각오를 하고는 있었지만,
결국 이런 날이 오고야 마는구나.
이런 소식을 받고서 친정으로 향하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착잡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창밖으로 보이는 스산한 풍경에 더 눈물이 났다.


치매.

치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사람은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는 자연스럽게
몸이 아플 거라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은 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병이 든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꺼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병중에 치매는 생각 못했다.
아니, 안 했다.

왜냐하면 , 치매라는 것은,
죽기 전에 정을 떼어버리는  최고로 안 좋은 병이니까..

처음에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치유가 가능하다는 "섬망"이라는 걸까?
차라리 그러길 바라며  많은 검색들을 해보게 되었다.
섬망,치매, 착한치애, 나쁜 치매 등등.

엄마가 평소 진료를 받으시는 서울 경희의료원에
입원을 하시게 되었다.
입원해 계시게 된 한 달 동안을 인천 사는 큰언니가
간병을 해주었다.
코로나 시기였다.
면회가 어려웠고, 일행 중 한 명만 잠깐 얼굴을 뵐 수 있는 짧은 면회만 가능했다.
엄마의 증세는 심각했었다.
병실에서 있을 수가 없어서 간호사실 옆에 엄마 침대를 놓고 간호사들이 따로 관리를 했다고 한다.
큰언니 말로는 엄마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세상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험한 말들이라고 했다.
도무지 엄마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들이라고 했다.
분명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  너 누구야!!!  너 어서 엄마 몸에서 나와!!  "

언니도 모르게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언니는 천주교인이다.
언니는 천주교인이다.


큰언니는 천주교인이다.

 
큰언니는 천주교인이다.
병원을 순례하시는 수녀님에 게 부탁하여
성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 성수로 엄마를 치유할 수 있을까?
엄마랑 단 둘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언니는
엄마가 아닌 악마 같은 존재가  엄마 몸 안에 있는 거 같은
이런 상황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 악마를
물리쳐 보고자 했었던 거다.

그리고 엄마에게 마리아라는 세례명을 내렸다.
나는 천주교를 모르지만,
대례라고 한다고 한다.


소풍은 끝났다.
소풍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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